교생실습나가서 담임교사와 섹스 썰(3)

월요일 출근길. 교문에서 정선생님과 마주쳤다. 가족보다도 더 자주, 많이보는 여자가 이제 이사람이 되버렸다.
[안녕하세요] 라는 밝은 표정의 인사. 피존인지 다우니인지 섬유유연제 냄새가 유독 강하게 난다.
매일 맡던 냄새인데 오늘따라 유독 강하다.
마지막주는 이벤트가 많은 주였다. 화요일에 연구수업 최종, 수요일에는 현장체험학습, 목요일은 5월 체육대회…후 회식, 금요일은 마지막 교생실습 최종 평가와 교장이하 교직원들과 고별회식 등등…다행히 화요일까지만 비가 온다며, 체육대회는 괜찮겠다는 이야기도 기억이 난다.
월요일에 출근해서 교무회의를 참관하는데, 교감이 표창장을 들고온다. 올해 우리중학교가 기술교과 특성화 학교가 되었대나… 교육청에서 2백만원 지원금을 탔다고 한다. 다들 서로 축하의 박수를 쳐주며 회의를 시작했다.
[와… 저걸로 컴퓨터실 유지보수해요?]
[아뇨.. 아마 회식하는데 다 쓸걸요?]
씁쓸하게 웃으면서 박수를 치는 정선생님을 보며, 역시 이 나라는 도둑이 많구나 싶었다.
뭐 암튼…일상적인 하루였다. 오늘 수업은 3개나 있는데, 2번째 수업은 4교시다. 점심시간 직전. 가장배고플때… 수업 시작하려고 들어와서 깨작대는데 뒤에 누가 들어온다. 같은 사회과 교과 동기와 정선생님이다. 급 긴장이 된다.
수업을 마치고 정선생님이 먼저 말을 건다. 너무 교과서를 안보고 수업을 하는거같네… 너무 판서를 대충하는거같네… 등등 오후에 있는 5교시 수업도 들어와 보겠다고 한다. 당장 내일이 연구수업인데, 좀 더 봐줘야겠다며.
5교시 수업이 시작되자 뒤에서 정선생님이 앉아 내 수업을 지켜본다. 고개를 숙이고 수첩에 뭔가 계속 적는거같은데.. 뭐 암튼 수업을 끝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또 나누고는.. 애들 집에보내고 교무실에서 보자고 한다.
4시정도에 교무실에 갔더니 그녀가 앉아있다.
[내일 준비 잘 하시고.. 교안대로 하면 대부분은 점수는 잘 주시니까….]
연구수업이 교생실습의 제일 중요한 평가라며, 격려반, 조언반 말해준다. 왠만한건 다 말해준 뒤 잠시 나오라고 한다. 갈곳이 있다며 출석부를 들고 나간다. 뭐지? 싶어 따라 나갔는데 과학실로 간다.
과학실에 들어가더니 팔짱끼며 나를 흘겨본다. 내가 뭐 실수했나 싶은 느낌.
보아하니 정색까지는 아니고, 약간은 장난기가 도는 표정이다.
[지난주에 술마시고 %%선생님 집에 데려다 준 적 있죠?]
아.. 지난주 초에 급번개로 동기들하고 담임교사 몇하고 술마셨는데, 그때 나는 편두통이 있어 진통제를 먹은터라 술을 못마신적이 있어, 집에갈때 여자선생님 대리운전해줘서 집에 데려다 주고 간 기억이 떠오른다.
[아 그거는…그때 나만 술을 안마셔서.. %%선생님 차 대신 운전해다 드렸죠…]
[둘이 또 딴짓한거 아니죠?]
[아..정말, 아무일도 안했어요]
약간 당황했는데, 앞으로는 그러지 말랜다. 괜히 기분나쁘다고. 약간의 %%선생 뒷담화와 험담을좀 말해주더라.
뭐 여튼 알겠다고 하자 그녀는 피식 웃더니 들고있던 출석부 안에서 접혀진 종이봉투를 준다.
[집에가서 열어봐요. 오늘은 일찍 들어가시고]
[저녁때 뭐해요?]
내 질문에 그녀는 또 선약이 있댄다. 2일연속 저녁에 뺀찌먹으니 뭔가 서운하다.
뭐 우선은 내일 연구수업도 있으니 우선 집에와서 그녀가 준 종이봉투를 열어보았다. 펼쳐보니 웃음이 났다.
5교시때 뭔가 적는거같았는데, 내가 칠판에 필기중인 모습을 연필로 슥슥 그린 그림이었다. 그리고 그 밑에 ‘내일 연구수업 파이팅~” 이라는 응원문구… 나는 문자로 고맙다고 그림 잘그리신다고 보냈다.
답장은 없다. 언젠가 답장오겠지 싶어 교안을 보며 내일 수업 시뮬을 돌린다.
오늘도 비가내린다. 기분도 꿉꿉하고, 긴장도 되고… 연구수업 당일 점심이 안넘어간다. 긴장했나.. 아니면 입맛이 없었나..
콜라한잔 마시고는 교생실에서 수업 연습을 하는데, 정선생님한테 문자가 온다. 잠시 과학실로 오라고 한다.
[준비많이했어요?]
[네? 뭐.. 그럭저럭…]
자세히 보니 그녀는 약간은 초췌한 인상이다. 어제 좀 잠을 제대로 못잔 표정이랄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이쪽으로 와보라고 한다. 내 이마에 키스를 해준다. 잘하라며 빙긋 웃는다.
….
키스 탓은 아니겠지만, 여튼 그녀의 많은 도움으로 연구수업은 잘 마칠수있었다. 사실 연구수업은 내용보다는 태도와 수업운영능력을 보는 부분이 더 컸던지라, 연습한대로 하다보니 쉽게 넘어갔다. 모든 교생선생님들의 연구수업이 끝나고 그날 저녁은 4시반부터 연구부장 이하 선생님들과 식사를 하러갔다. 정선생님은…같이갈줄알았는데 일이 있다며 집에 가버렸다.
7시쯤 식사는 끝나고, 2차를 가는데, 전화가 온다. 정선생님이다.
[잘 놀고있어요?]
[네 이제 2차가요. 선생님도 같이 계시면 좋았을텐데…]
[아 뭐.. 그러게요 저도 오늘 일이있어서…]
[근데 무슨일로.?]
[그냥요. 나 지금 신도림역인데… 잠깐 볼래요?]
나는 영등포역에서 보자고 하고는, 2차가다가 중간에 속이안좋다고 하고 나왔다. 뭔가 있다는 느낌이 스치듯 지나간다. 영등포역에 도착하니, 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어폰끼고 멀거니 교차로를 보는 그녀의 모습을 잠깐 구경하다가, 다가가서 인사했다. 내 손을 다짜고짜 잡는다.
[무슨일 있어요?]
[술 한잔 해요]
뭐… 뭔가있구나 싶은데… 근처 타임스퀘어 옆에 메리어트 호텔 라운지로 가서 칵테일 마시자고 하니, 그런 술은 땡기지 않는댄다. 여튼 어디든 가자며 내가 우산을 폈다. 같이쓰자는 말도 안했는데 그녀는 군말 없이 냉큼 내 우산아래로 들어온다.
능숙하게 팔짱을 끼며 같이 걷는다. 영락없는 연인이다. 걷다가 비오는 날 포장마차가 땡겨서, 영등포역 앞 포장마차에 들어가서 소주를 시켰다. 순대도 안 나왔는데 술잔부터 채운다. 오늘 회식 어땠냐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가 입을 연다.
실은 일요일부터 어제 오늘 남자친구를 만나고 왔단다.
마음이 갈피를 못잡는거같아서.. 일요일에 수원에 내려가서 내 이야기를 하고는, 정리를 하러 내려갔는데, 만나온 시간과 정 때문에 그 남자친구라는 사람도 자기를 못 놔주겠다며 질질끝다가 뭐 결국은 오늘도 정리를 못했다며…오늘 신도림역에서 만나서 헤어지자고 했지만.. 좀더 시간을 가져보자는 말에 또 알겠다며 다시왔다고...
자신의 20대 전반의 그 아름다운 시간이나 기억들이 계속 그 남자랑 있던 기억과 섞여 힘들다고 잊고싶다고… 그러면서 자신의 학교 선생님을 하며 힘들고 서러울 때 마다 아무도 없다가, 이제야 조금은.. 나처럼 직장생활 힘든데 마음에 위안을 주는 사람이 생긴거같다며…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한다.
아.. 어쩐지… 교생실습 초반에 진짜 말 많이 하고 잘웃고 했던게 그런건가 싶은데… 뭐 사실은 그녀가 하는말을 잘 듣고 끄덕여주는것도, 상급자에 대한 매너나 예의 때문에 그렇게 리액션해준게 점점 그녀가 보기에는 자기 힘든 걸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느꼈나보다 싶었다.
얼마쯤 마셨을까..많이마신건 아닌거같은데. 각 1병은 했나보다.
그녀가 내게 툭… 하고 기댄다
[그냥… 우울해서.. 불렀는데 나와줘서 고마워요]
약간은 혀가 꼬인.. 이제 취했나보다 싶다. 나는 말없이 어깨를 감싸안고 몇번 토닥여 줬다.
포장마차에서 나오니 5월의 봄바람이 약간은 후덥지근 하다. 비는 그쳐서 더 습한 느낌이다. 뭔가답답한 마음에 한숨도 나오고. 술좀 깨려고 편의점에서 꿀물2개 사서 한 개씩 나눠먹었다. 나는 그녀에게 어리광아닌 어리광을 부렸다. 어제 준비하느라 늦게자서 피곤한데 소주를 더 먹이냐며… 할말이 없어진 그녀가 멋쩍게 웃는다.
[다 먹었으면 이제 집에 가요 ㅋㅋㅋ비도 오는데 일찍들어가야지]
[아 몰라. 죽겠어요. 술 많이먹어서.. 나 집에 데려다 줘요]
[무슨 남자가 여자보고 집에 데려다 달래요]
그래도 싫진 않은지 집이 어디냐고 묻는다. 당산동이라고 하자 택시를 잡고 집근처 향했다. 아파트 단지 앞에 내리고는 헤어지려는데 그녀가 웃는다. 되도안되는 말로 앙탈같은 투정을 내게 부린다.
[교생쌤 집에 데려다 줬으니 이제 나를 집에 데려다 줘요]
시계를 보니 밤10시 다되간다. 내가 시간 애매하다고 말하자, 그녀는 그러면 자기 집근처에서 밤새 술마시고 내일 현장체험학습 나가면 된다고 말한다. 안된다고 자야된다고 말하니까 잠은 내일 현장체험학습 가서 자라고 한다.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내가 그러면 옷갈아입고 나올 테니까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단지 앞 편의점 파라솔에 앉혀놓고 집으로 들어갔다. 간단히 씻고 옷갈아입는데 엄마가 날 슥 보더니 또 이시간에 어딜 쳐 나가냐며 뭐라고 갈군다. 대충대충 대답하며 흘려듣고는 세수 한번하고 방에오니 문자가 와있다. 빨리 나오라고 한다.
직감이 온다. 그래서 옷도, 밤샌 뒤 바로 현장체험학습 나가도 될 정도로 차려입고, 가방에 수건하고 세면도구도 넣고 속옷에 티에.. 이것저것 챙겨서 나갔다. .
오늘밤에.. 잘하면 할수있겠다 싶었다.
…
화곡동으로 가는 택시안에서 정선생님은 내 손을 잡은채로 나에게 기댄다.
뭐지 이사람… 남자친구 정리도 못했다면서 오늘 왜이러는데… 라는 생각과, 에라 모르겠다. 잘먹겠습니다 라는 생각이 겹친다. 늘 그렇듯 이때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우선이다. 여튼 화곡동에 도착했고, 근처 술집에 들어가 맥주한잔씩 시켜놓고 앉았다. 기본안주로 계란후라이1개에 두부 부친거 몇쪽 나왔다. 계란후라이 선생님 드시라고 안먹고 있었는데 그녀가 먼저 계란후라이 안 먹냐고 물어본다.
[계란후라이 별로 안좋아해요. 정선생님 드세요]
결국 계란후라이만 하나 남았다. 끝까지 서로 먹지않자 그녀가 젓가락으로 계란후라이를 집더니 내쪽으로 민다.
[거짓말하지 마요 계란후라이 싫어하는 사람 없더라] 하며.. 이 말은 지금도 기억이 나는.. 몇안되는 그녀의 추억이 떠오르는 말이되버렸다.
주문한 안주가 나오고 또 술을 마신다. 이제 물도 못마실정도로 배부른데, 꾸역꾸역 들어가긴한다. 생각해보니 그때 우리는 둘다 25,26살로 한창때였으니까 버틴거같다. 뭐 암튼.. 또 술이 몇번 돌은 뒤, 나에게 묻는다
[임용고시 볼거에요?]
[저요?]
나는 그간 교생하면서 본 좀.. 뭐랄까 교사에 대한 직업이 가지는 나쁜점이 더 크게 다가오고, 여러가지 인식들이 바뀌면서 생각없다고했다. 그냥 취업할거라고 말하자 그녀가 웃는다
[그래요.. 고시준비같은거 하지말아요]
[취업하면 연락드릴게요]
언제할거냐며 할거면 빨리해서 좋은 거 사라며 웃는다. 결국 그녀는 먼저 말을 꺼낸다. 남자친구가 고시준비하느라 너무 힘들다고. 고시생은 사랑도 불가능하다는 말에 뭔가 가슴이 먹먹하다.
배가불러서 맥주는 더 못먹겠다고 하니 소주 1병을 시킨다. 잠시 화장실 다녀오니 소주는 나와있고 1잔정도 비어있다. 자리 비운 사이에 그녀가 자작으로 1잔 비운모양새다. 몇 잔을 마셨을까 그녀가 말한다.
[나한테 할말 뭐 없어요?]
[네? 뭐요]
[그냥 아무거나. 오늘 왠만한건 다 들어줄게요]
뭐… 가볍게 평소 신고다니는 미키마우스 슬리퍼는 좀 안 신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시작해서…이런저런 이야기를하다가 그녀가 입을 연다.
[에이 뭐야… 그런이야기 말고…]
다른건 없냐며 부끄럽게 웃다가 에휴 됐다며 또 혼잣말을 한다.
대충 나도 눈치는 챘다. 빈잔을 채워주며
[아니 오늘도 정리못했다는 여자한테 무슨말을 해요]
그러자 그녀는 킄~ 하더니 웃으며 잔을 비운다. 그리고는 입을 한번 휴지로 닦고는
[그러게요…]
하더니..갑자기 운다. 엉엉 우는건 아닌데 묵묵히 운다.
헐 시발 왜 갑자기 우는건지 모르겠는데... 감정이 솟구쳤나? 싶다.
술집에서 뚝뚝 눈물을 흘리니 적지않이 당황했다. 일단은 휴지를 대충 쥐어주고는 적당히 달랜 뒤 술집을 나왔다. 집까지 데려다 준다고 말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서로 손을 잡고 걷는다. 집까지 약간 멀다 싶었는데. 걸어가며 기분도 풀어줄겸 학생때 있었던 병신 같은 이야기도 좀 하고… 하다보며 걷는데 그녀가 폰을 꺼내 시간을 본다.
[교생쌤. 집에 정말 갈거에요?]
[12시네요…솔직히 가기싫은데 가야돼요…]
한번 팅겼다. 정선생님은 내 손을 잡고 흔들면서 가지말라고 그런다. 못이기는 척 알았다고 하니, 그녀는 웃으며 집앞에서 기다리랜다. 자기 잠시 옷갈아입고 나오겠다고. 구두신은 발이 아프다며..
어두운 밤거리 집앞에서 기다리는데… 전화가 온다. 자기 씻고 옷 갈아입고 그랬는데 막상 생각해보니 근처에 갈만한데가 없다며 치킨시켜서 맥주 마실 생각 없냐고..
하… 요망한것… 진짜 사람을 들었다놨다 한다.
나는 알겠다고 하고 집에 들어갔다.
집은 매우.. 매우 깨끗하고 깔끔했다. 요즘말로 뭐랄까.. 미니멀라이프? 느낌이 날 정도로. 티비도 있고 그 티비 위에 내가 지난주에 준 장미꽃도 있고…
[실례하겠습니다..]
넓은 집은 아니지만 정말 깔끔했다. 마루에 티비와 티비장, 낮은탁자 하나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 침실에 살림살이가 다 있는 원룸이었다. 단발머리지만 뒤로 묶은 그녀는 정말 나갈생각이었는지 청바지에 후드셔츠 차림이다.
다리가 정말 예쁘다. 말랐는데 맵시 참 잘받는다. 맨발이었는데 발목이 참 가늘고 하얗다.
누추한데 불러서 미안하다며 앉으라며 말하고는 치킨을 시킨다.. 대부분 그 시간에 배달이 안되서 몇군데 전화걸다가 한 가게가 배달된다고 그래서 치킨을 시키고는.. 오는동안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치킨이 와서 맥주를 또 마신다. 또 마시면서 교생실습때 있던 에피소드 이야기를 하다가 술김에 내 교생동기가 정선생님 좋아했는데 장미꽃 사진 보고 포기했다는 이야기까지 하자 막 웃더니 그 장미꽃 저기 꽂아놓았다고 말한다. 자세히 보니 많이 시들었다.
[나중에 시들면 새로 하나 더 사주세요]
그녀의 말에 이상하게 또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
[다음번에 주는건 사귀자고 하는날 줄께요]
취기섞인 내 대답을 듣더니 그녀가 막 웃는다. 그리고는 일어나 내 옆으로 온다. 내 볼을 한번 꼬집더니 내 얼굴을 좌우로 흔든다
[말 참 이쁘게 잘하세요]
하더니.. 갑자기… 입술을 포개어 온다.
끈적한 느낌이다. 비온거라고 하기에는 너무 끈적한 느낌. 이마에 땀이 확 난다.
그때는 카라멜마키아또 향이었는데… 지금은…마늘향이다. 갈릭치킨… 시발… 분위기 깨는 메뉴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친다. 그리고 품에서 술냄새도 난다.. 싫지않다. 아니, 오히려 이 시간이, 이 장소가, 이 상황이 너무 좋다
뭔가 여운을 남기는 붉은 눈망울의 그녀. 술때문인지 흥분때문인지 눈망울이 아름답게 붉다.
입술을 떼고는.. 부끄러운듯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며 웃는다. 나는 사이다 한모금을 입에물고는 입안을 헹군 뒤 그녀에게 키스했다. 왠지 나도 마늘냄새 장난아닐거같아서… 다시한번의 딥키스 후 그녀의 눈을 보았다. 웃는눈이다. 혼자 사이다로 입 헹궜다며 반칙이란다.
귀엽다. 나는 다시 그녀에게 키스를 하며 손으로 등을 받힌뒤 체중을 실어 그대로 바닥으로 눕혔다. 그녀도 팔을 구부려 내 체중을 받더니 같이 서서히 누웠다.
드디어 그녀를 눕히는데 성공했다. 잡고싶었던 파랑새를 잡은 느낌이다.
나는 그녀의 입술..인중, 볼, 턱, 그리고 목선을 따라 귓볼을 입술로 계속 터치했다. 눈을 감은채 감각을 느끼던 그녀도 내 셔츠 안쪽으로 손을 넣어 내 등을 어루만진다. 다리가 이상하게 엉켜서 불편하다. 다리를 들자 오른쪽 다리를 옆으로 비켜준다. 둘다 바지를 입긴 했지만 어쨌든 그녀의 다리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흐응….흐…]
내 등을 꽉 긁으며 신음소리를 참는모습이 보인다. 나는 귓속말로 불편하냐고 물었더니..
[더워요…]
라고 말하더니 나를 약간 밀어낸다. 그리고는 나를 올려다본다. 눈이 촉촉하다. 그리고는 손을뻗어 나를 안는다.
[잠시 에어컨 켜고와도 되요?]
고개를 끄덕이자 나를 밀어내고는 에어컨을 켠다. 5월 중순인데도 에어컨을 켜길래 그녀는 비오는날에는 눅눅하니까 제습은 켜놓는다고 하더라. 에어컨을 켠 그녀는 다시 내 뒤에 앉더니 나를 끌어안고는 귓가에 속삭인다.
[분위기 깨서 미안해요]
나는 몸을 일으키고는 그녀도 일으켜 세웠다. 누가먼저랄것도 없이 키스를 하다가… 손을 슬쩍 엉덩이로 내려 청바지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볼륨감이 적었지만 그래도.. 만질만했다. 아까부터 발기한 내 ㅈ지가 나를 힘들게 한다.
한참 몇번의 키스를 교환하다가 손을 후드티 안쪽으로 넣어..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거절하지 않는다. 가슴이 말캉말캉하다. 의외로 볼륨감이 있다. 엉덩이랑 다르게 부드러운 촉감을 즐기며 살살 유두를 자극했다.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코에서 나오는 숨이 내 목덜미에 닿으며 간질간질한 감촉을 준다. 입술로 내 목을 훑으며 간간히 웃는다. 그녀의 애무를 받으며 묘한 뿌듯함과 설렘이 더욱 심장을 두들긴다. 얼마를 즐겼을까.. 그녀가 갑자기 몸을 뺀다.
나를 빤히 본다. 가냘픈 손가락으로 입술을 살짝 닦더니 내 옷깃을 잡는다. 그리고는 내 셔츠의 윗단추를 하나 풀어준다. 두개까지 풀더니..허리춤의 셔츠단을 잡고 들어올린다.
서로 아무말 안하며 한꺼풀, 한꺼풀 벗긴다. 옷깃 스치는 소리만 들린다. 고요하고 적막하다보니 내 심장소리가 들리는 기분이다. 나도 그녀의 후드티를 벗겼몸에서 은은한 열이 느껴진다. 술기운인지.. 아니면 나때문인지… 옷을 벗기자 본능적으로 가슴을 가려 후크가 풀린 브래지어를 추스린다. 그리고는… 불을 끈다. 빛은 오로지 불켜진 침대방 문틈에서 나오는 형광등빛만 보인다.
갑자기 어두워져서.. 잘 안보인다. 그녀는 손을 뻗어 내 안경을 살며시 벗긴다. 곱게 안경다리를 접어 티비위에 놓는 실루엣이 보이는데 그 모습도.. 예뻐보인다. 다시 내 앞으로 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나를 끌어안는다.
이제 살과 살이 닿는다. 서서히 상체를 애무하며 서로의 몸을 훑는다. 씻지않아서 찝찝하긴 했는데 그게 더… 취중 섹스의 매력이라 생각하며 그냥 잊기로 했다. 둘의 체취가 느껴지는 첫 섹스도 나름..그 나름의 맛이 있으니까.
툭..
브래지어가 바닥에 떨어진다. 내 몸에 그녀의 유두가 닿는다. 에어컨으로 약간은 추운지 딱딱한 느낌이 난다. 다시 키스를 하며 유두와 겨드랑이 그리고 쇄골을 애무하자.. 그녀는 신음소리를 내며 도리질을 친다. 자극이 강렬했나.. 싶어서 약간 살살 강도를 낮추고는 그녀의 바지단추를 푸르고 슬쩍 바지를 내렸다. 일요일의 대화가 떠올랐다. 그녀의 입술 앞 가까운거리에서 속삭였다.
[오늘은 다해도 돼요?]
약간의 웃음을 터뜨린 그녀
[그런거 묻지마요.]
라며 부끄러운지 내 아랫입술에 키스해준다. 슬그머니 바지를 내렸다. 그녀도 센스있게 알아서 내 바지단추와 지퍼를 내려준다. 이미 커질대로 커진 상태다. 정선생님도 아마.. 젖어있을거라는 생각에 더 이상 애무는 이미 필요없을거 같았다. 속옷을 내리자 이제 서로 나체가 되어 끌어안았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다.. 그녀가 끈적한 목소리로 말한다.
[방으로.. 가요]
침대방에 들어서자 빛이 반긴다. 약간 민망할뻔했는데 딱. 소리와 함께 방의 불이 꺼진다. 창밖 가로등에서 뿜어나오는 흐릿한 빛이 전부다. 침대에 누운채 키스를 하다보니 서서히 어둠에 눈이 적응해간다. 이미 그녀는 벌어진채로 내가 들어오기만을 바라고있는 느낌이다. 치킨먹고 씻지않은 손으로 함부로 만지기는 싫어서… 발기된 ㅈ지를 잡고 귀두로 밑에서부터 클리토리스 위까지 스윽 쓰다듬었다.
[흡…]
숨을 한번 들이쉰 그녀의 몸이 올라갔다 내려온다. 몸이 움찔거린다. 부드럽고 따뜻한… 웰컴쥬스가 잔뜩 나온다. 그녀의 ㅂ지속으로 찔러넣자 짧은 비명을 지른다. 나는 정선생님의 목을 끌어안고 허리를 서서히 움직였다. 인상을 처음엔 쓰더니 미간의 주름을 풀고 나를 올려다본다. 눈이 약간 풀어진… 초식동물 같은 눈망울로 올려다본다.
못참겠다 싶어 키스를 하며 조금씩 조금씩 더 강하게 움직이며 밀어넣었다. 내 양 팔과 어깨를 그녀의 뜨거운 손으로 쓰다듬어준다. 더 흥분이 되어 그녀의 머리를 감싸안고 격하게 움직였다.
그녀의 가냘픈 다리가 내 허릴 감아온다. 그리고는 허벅지로 조여오자 약간은 나도 고통이 느껴진다. 나는 손으로 그녀의 머리끈을 풀었다. 묶였던 단발머리가 풀어진다. 그러자 오늘 아침에 내 수업을 지켜보던 그녀의 얼굴이 보인다.
[예쁘다..]
[정말요?]
전에… 6촌누나는 같은말에 '나도알아' 라고 대답하는 약간은 오만한 성격이었는데 이 여자는.. 수줍어한다.
아무튼. 몇번을 움직이는데 쌀거 같은 사정욕구가 든다. 문득 멈추고 쌀거같다고 말했다.
[잠시만요…]
그녀는 손을 뻗어 침대옆에 무슨 통을 뒤적뒤적 하더니 뭔가를 찾는다.
혹시 콘돔이 있나? 여자 집에 콘돔이 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묻지않기로 했다. 그런데 웃기게도.. 빈손이다. 빈손이 무안했는지 갸웃거리는 멋쩍은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나를 다시 본다.
[잘 조절할수 있어요?]
[알아서 할게요]
다시 슬슬 움직이며 그녀의 질 안쪽을 헤집는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비벼댔다. 치골과 치골을 비비듯 자극을 주며 간만의 섹스를 즐겼다. 몸에서 땀이 배어나온지 꽤 됐을까.. 그녀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정말 쌀거 같은 느낌이 들어 직전에 허리를 멈추고 ㅈ지를 뺐다. 애액이 흥건하다. 누워있는 그녀의 배위에 사정하려다.. 싫어할수도 있을거같아 옆에 누워 ㅈ지를 잡고 흔들었다.
정선생님은 그 모습을 보더니 내 위로 상체를 붙인뒤 내 가슴과 유두를 입과 혀로 애무해주며 한손으로는 내 허벅지와 가랑이 사이를 애무해주었다. 곧 나도 허옇게 사정했다. 뿌듯한 허무감이 몰려온다. 손이 정액으로 범벅이다. 그녀는 머리맡의 곽티슈를 뽑아 내 손과 귀두를 닦아준다. 손이 자유로워지자 나도 머리맡의 티슈를 뽑아서.. 가랑이 사이에 묻은 애액을 닦아줬다.
취해서 시작했지만 끝나서는 둘다 멀쩡한.. 첫 섹스를 끝냈다. 남친이 있는 여자를... 생각해보겠다고 돌아온 여자를 범하니, 기분이 묘하다. 뭔가 내가 그 남친이라는 놈보다 더 우월한 수컷이라는 자신감이 생기며, 이상한 뿌듯함이 차오른다.
서로 말없이 누워있다. 팔베게를 해주니 또 별 거리낌없이 고양이처럼 폭 안겨온다.
잠시후 정선생님이 몸을 일으킨다. 밖으로 나간다. 물을 한컵 떠온다.
목이 말랐던지 한컵을 다 마셨다. 화장실 가려고 나갔다 들어오니 그녀는 이불속에 부끄러운듯 몸을 숨긴 채로 날 쳐다본다.
[먼저 씻으세요]
….
씻은 뒤 준비해온 속옷과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침대방 문을 열자 여자 방 특유의 화장품 향이 확 난다. 피존냄새도 강하게 난다. 어제 그 등교길의 냄새다. 재채기를 좀 연거푸 했다. 감기아니냐며 괜찮냐고 묻는다.
괜찮다는 대답에 그녀는 히죽 웃더니 씻고온다며 어둠속에서도 서랍에서 갈아입을 옷들과 수건을 꺼낸다. 서랍에서 꺼낸 수건에서도 피존냄새가 난다. 주말 빨래할 때 왕창넣었나… 하는 생각도 하며 그녀가 나간 뒤 불을 켜고 낯선 그녀의 방을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침대방도 거실과 다르지않게 깔끔했다. 평소에 교무실 책상이 정리가 안되고 지저분해보였는데 화장대나 책상은 굉장히 정리가 잘되어있다. 책도 많고.. 옷장도 있고… 슬슬 구경하다가 시계를 봤다. 벌써 3시 다되간다. 내일 9시반까지 가야하는데.. 지금자도 5시간 간신히 잘까말까다. 내일 피곤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씻은 그녀가 들어온다.
평소에 화장을 거의 하는듯 마는듯 하고다니는터라 쌩얼도 큰 차이없었다.. 씻고갈아입었는지 추리닝차림이다. 수건으로 귀를 닦으며 칫솔 있냐고 없으면 새거 준다며 물어본다. 혹시 몰라서 세면도구 챙겨왔다고 말하자
[아. 뭐야 쌤 아예 잘 생각 작정하고 나왔구나] 라며 흘겨본다.
[아니…. 그거는 아니고.. 혹시 몰라서..]
라고 말은 했지만… 뭐 그정도 거짓말은 애교로 봐줄거같았다.
나와 그녀는 침대에 누웠다. 폰을 켜고 내일 알람을 맞추는데… 7시반에 일어나기로 했다. 딱 4시간만 자고 가잔다. 아.. 엄마한테 자고들어온다고 말을 안했는데 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에라모르겠다.
자려고 눈을 감았는데 옆에 정선생님이 있어서인지 잠이 잘 안온다. 피곤하긴 했지만 아까의 섹스 여운때문인지 계속 그녀 얼굴을 보고싶었다.
옆에있어도 보고싶은 그 느낌..
내가 뒤척이자 그녀도 뒤척인다. 나는 그녀에게 팔베개를 해줬다. 내 옆에 잘 앵겨오는 고양이 같은 느낌이 있어서 참 좋았다.
[내일.. 저녁때 꽃 사줄게요]
[아..정말요? 내일부터 사귀는거에요?]
[장미꽃이라고는 말 안했는데…]
라는 장난에 또 그녀가 웃으면서 내 이마에 딱밤을 때린다.
딱밤과 동시에 [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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